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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노무현

아직도 모든 것이 노무현 탓

아직도 모든 것이 노무현 탓

퇴임한 지 두달이 지난 노무현 대통령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수구들은 노무현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혈안이고, 좌파들은 총선의 패배를 노무현 탓으로 돌리기 위해 안달이다. 수구세력의 첫 번째 목표가 된 것은 노무현 정부의 주된 정책 중의 하나인 지방분권화와 혁신도시 정책이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기다리고 있던 지방 정부와 지방 국민들은 손가락만 빨 것이다. 예상한 일이었기에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소위 좌파 세력들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노무현한테 돌리는 듯한 발언은 도저히 참기 힘들다. 김규항은 “노회찬과 홍정욱”이란 글에서 노회찬이 패배한 책임을 노무현에게 돌린다. 노무현이 한국 국민들에게서 “가치 추구”를 빼앗았기 때문에 이명박이 당선되고, 홍정욱이 당선되었단다.

가짜 진보’ 노무현 정권의 가장 큰 죄악은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서 ‘가치에의 추구’를 앗아가 버렸다는 것일 게다. 이명박 씨는 5년 전만 같아도 대통령 후보로서 파멸하기 충분한 도덕적 결함들을 가졌다. 그러나 그 결함들은 노무현 정권 5년을 통해 더 이상 결함이 아니게 되었다. 2007년의 한국인들은 이명박을 도덕적으로 용서한 게 아니라 이명박의 도덕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총선에서 진보신당 같은 곳의 후보가 당선되는 건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김규항, 노회찬과 홍정욱]

참으로 엿같은 소리다. 더군다나 이런 현실 인식은 좌파 세력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나는 노무현만큼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정치인을 알지 못한다.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는 “상식과 원칙”, 이 두가지다. 물론, 좌파들이 봤을 때는 아주 우스운 가치일 수도 있겠지. 민중들의 계급의식을 깨우쳐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상식과 원칙이라는 가치조차 건국 이래 단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는 나라가 이 잘난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좌파의 위기는 민중들이 자신의 계급의식을 자각하지 못해서 나타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식과 원칙조차 수용되지 못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1%로 대표되는 수구언론과 재벌, 사법부, 검찰, 고위공무원들 그리고 그 1% 수구세력을 30% 지지하는 지역주의 투표들. 이러한 문제들을 노무현 정부가 만들어낸 것인가? 이 문제들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죽 있어 왔고, 오히려 그 갈등은 노무현 정부 때 더 커졌으며, 이제 그 1% 수구세력들의 면모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노무현과 수구들이 대립할 때, 좌파들은 어느 편에 있었나? 내가 알기로는 대부분 수구들의 편에 있었다. 노회찬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마자 조선일보에서 강연을 하면서 30년간 조선일보를 봐왔으며 가장 좋은 품질의 신문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가? 친일과 군부독재 세력의 본산지 아닌가? 나는 노무현이 조선일보를 본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누가 가치를 앗아갔나?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를 제외하고 민노당은 한나라당과 손잡고 반노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그리고도 좌파가 망하는 건 모든 게 노무현 탓이다.

좌파들은 참으로 머리가 나쁘다. 노무현보다도 나쁘고 심지어 수구들보다도 머리가 나쁘다. 문제가 뭔지를 모른다. 적이 누구인지, 동지가 누구인지, 누가 연대할 세력인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해결하려면 문제가 무엇인지 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자신들의 소멸을 노무현 탓으로만 돌리고는 그들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고, 좌파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노회찬은 홍정욱보다 훌륭한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뉴타운 사기극에 투표율 50% 이하일 경우에는 노회찬이 아니라 노회찬 할아버지가 와도 수구를 이길 수 없다.

노무현은 이제 무대를 내려왔다. 이제 노무현을 내버려 둘 때도 되지 않았는가? 노무현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했다. 노무현의 문제라면, 그가 시대를 너무 앞서 나왔다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상식으로 살고 싶어하는 국민들이라면 그에게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봉하마을에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좌파가 진보가 되려면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유시민을 부탁합니다

유시민을 부탁합니다

박정희가 만들어 놓은 지역감정이라는 덫에 온 정치권과 국민들이 허우적거릴 때, 돈키호테처럼 지역감정과 맞서겠다고 나타난 이가 있었습니다. 누구인지는 다들 아시겠지요? 그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종로의 탄탄한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부산의 유권자들은 김대중 당으로 출마한 그를 외면했고, 그 외면은 역설적으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때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원지 역할을 했던 경상도 지역은 이제 한나라당의 텃밭이 된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그리고 이번에 중앙정부까지 모두 한나라당의 인물들로 들어차 버렸습니다. 이런 것을 전문 용어로 일당독재라고 합니다.

지난 20여년간 한나라당의 일당독재가 부산과 대구 그리고 경상도에 어떤 혜택을 되돌려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경상도는 경제적으로도 퇴락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상도 뿐만 아니고, 수도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이 퇴락하고 있지요. 그래도 경상도 사람들의 한나라당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따지기도 난감하고 민망할 정도로 경상도의 패권주의적 지역감정은 참으로 견고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고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하는데도,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오히려 지역감정에 기대거나 조장하고 다니기 일쑤입니다. 그들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요.

그 와중에서 부산은 노무현을 배출했고, 대구는 유시민을 길러냈습니다. 참으로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견고한 동토의 땅에서 노무현과 유시민 같은 걸출한 정치인들이 나왔다는 것. 그래서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나 신은 공평하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마을 주민들에게 인사를 할 때, 비가 오는 와중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을 단상으로 올렸습니다. 말은 그렇게하지 않았지만, 노무현은 유시민을 자신의 정치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지요. 저한테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 유시민이 이번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합니다. 그도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고, 고난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이라면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당선”된다는 그 땅에서 유시민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유시민이 이번에 당선이 된다면 그는 다음에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은 개성이 다른 정치인들이지만, 드물게 단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으며, 염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구 수성을 유권자들에게 부탁합니다. 여러분들이 유시민에게 투표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지난 대선보다도 사실은 더 중요한 선거가 지금 대구 수성을에서 치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유시민이 당선된다면, 대구는 지역감정의 덫에서 일거에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는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그런 소중한 기회입니다. 유시민으로 하여금 여러분의 명예와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저는 사실 대구에 사시는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유시민과 같은 정치인을 민의의 대표로 만들어 국회에 보낼 수 있는 그런 특권을 가진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유시민을 정중하게 부탁합니다.

노무현, 나를 점쟁이로 만들다

노무현, 나를 점쟁이로 만들다

1년 전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념 인터뷰를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고, 그 느낌을 바탕으로 “우리는 노무현을 그리워할 거다”라는 글을 썼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면, 그를 지지했던 사람이든, 그를 욕했던 사람이든 간에 노무현의 빈자리를 그리워할 거라는 내용이었다. 이 글은 Yoo님에 의해 멋진 플래시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1년 후, 나의 예언 아닌 예언은 그대로 적중해 버리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한 지 한달 정도 되었는데,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이 10만명이 넘었단다. 하루에 3000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보러 봉하마을에 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을 까댔던 진보 노까 손호철마저 “노무현이 그립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했으니, 내가 1년 전에 한 말은 허언이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후안무치 언론들의 저주와 핍박이 어느 정도 걷히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국민들과 직접 소통을 시작하자 사람들은 노무현의 진면목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이메가의 쌩쑈에 벌써부터 신물이 난 국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찾고, 그리워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인터넷과 블로그계에서의 대통령이 아닌 평범한 시민 노무현의 인기는 하늘은 찌른다. 그를 미워하고 그에게 쌍욕을 퍼부었던 경상도의 나이 지긋한 양반들도 봉하마을로 내려온 그를 보면서 검연쩍어 한다. 미안해 하기도 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은 다 한결같은 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어느 것이 정의이고 어느 것이 불의인지 평범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사람을 평가할 때, 특히 지도자나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보면,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 평범한 진리를 바탕으로 나는 노무현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을 어렵지 않게 예견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노무현으로 인해 팔자에도 없는 점쟁이가 되어버렸다.

이왕 점쟁이 얘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얘기해 보자. 작년 6월,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평포럼 연설을 듣고 “웹 2.0 시대의 대통령, 노무현”이란 글을 썼다. 노무현은 웹 2.0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지도자라는 요지로 말이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대통령을 멀리서나마 직접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때 5시간 가까이 연설을 했었고, 사람들은 지겨운 줄도 모르고 경청을 했었다.

노무현은 웹 2.0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지도자이면서, 또 웹 2.0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직접 실현하려 하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를 웹 2.0 방식으로 개편하여 좀 더 편리하게 참여와 공유, 그리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든다고 하니, 노무현은 컴퓨터 비밀번호를 몰라 열흘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했다던 이메가 따위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위대한 지도자다. 도덕성과 더불어 실력까지도. 하여 나는 노무현이 웹 2.0 시대에 걸맞는 지도자라는 사실까지도 미리 알아맞춘 셈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 변방의 나라에서 노무현과 같은 수준의 지도자가 나온 것은 사실 기적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아닌가. 국회의 수준, 사법부의 수준, 언론의 수준, 그리고 그러한 저렴한 주류층에 놀아나는 민도의 수준을 보았을 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은 하늘이 진짜 이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나라를 너무도 사랑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재임기간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이룬 업적은 사실 맛보기일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의 진짜 활약은 지금부터일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미국의 지미 카터나 엘 고어보다도 훨씬 훌륭하고 뛰어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세상이 노무현을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고, 지금 빠르게 망가지고 있는 이 나라가 노무현을 다시 부를지도 모를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계신 봉하마을을 한 번 방문하고 싶은데, 아직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좀 한적한 때를 택해 봉하마을에 가고 싶은데, 앞으로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어쩌지? 그렇다면 좀 더 기다려야겠지.

노무현 대통령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 비록 당신은 저를 점쟁이로 만들었지만, 저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 차근차근 계획하신 일들을 이루어 나가십시오. 당신으로 인해 정말 많은 국민들이 행복해할 것입니다. 당신은 우리들에게 축복입니다.

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왜곡하는가

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왜곡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바로 전날,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블로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글로 써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고 오늘 구글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전자신문 정진욱 기자가 쓴 “노대통령이여, 블로거가 되라”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다음은 정진욱 기자가 쓴 기사의 전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이명박 정부가 첫 출발을 맞는 날, 메타 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대표 박영욱)에 이제 재야로 떠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쉬워하는 글이 게시돼 화제다. 올블로그 추천 게시물 순위 4위에 오른 이 글(soyoyoo.com)은 노대통령이 지난 24일 고별 간담회 때 밝힌 소회로 시작한다. ‘요즘 나는 내가 두렵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애써 외면하려 하는 내가 두렵다 …(중략)…’ 이어 이 블로거는 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신념은 존중하지만 어려워진 경제상황 역시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떠나가는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은 글 곳곳에 묻어있다. ‘과연 노무현의 감당했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누가 기득권 세력과 맞서 역사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나설 수 있을까?’라고. 이 블로거는 미국이 지난 8년간 세계와 역사에 죄를 지으며 절망에 빠졌다가 오바마라는 인물을 찾았듯 노 전 대통령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바로 블로거가 되어 1인미디어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달라는 것.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당신께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지금은 당신을 그렇게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새로운 희망이 나타날 때까지 당신은 불을 밝히셔야 합니다. 강이 바다로 흘러갈 때까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것 같습니다”라고.

한편 블로거는 트랙백을 통해 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소견을 밝혔다.

[정진욱, 노대통령이여 블로거가 되라, 전자신문]

이 짧은 기사에서 정진욱 기자는 몇 차례 어이없는 그렇지만 의도적인 왜곡을 자행한다. 우선, 내가 썼던 그 글은 올블로그 추천게시물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올블로그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있는 글도 아니었다. 기자가 어떻게 내가 쓴 글을 접했는지는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쉬워하는 글이 게시돼 화제다”라는 문장은 그냥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부분인데, 기자는 내가 “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신념은 존중하지만, 어려워진 경제상황 역시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단다. 나는 그 글에서 경제상황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내가 절망과 무관심이란 말로 글을 시작해서 기자가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이메가라는 자가 대통령으로 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의 심적 상황을 표현한 것 뿐이지, 경제상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자는 경제상황을 언급함으로써 노무현 지지자인 나를 이용하여 노무현과 나를 동시에 교묘하게 조롱하고 있다. 노무현의 지지자가 그의 역사 의식은 인정하지만, 경제 실정을 비판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기자는 기사의 말미에 내가 트랙백을 통해 “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얘기했다고 한다. 내 블로그에 내가 트랙백을 보낸다구? 어디에 내가 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단 말인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치적인 글을 써 놓고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구. 정치적인 글을 정치적으로 읽혀야 한다. 그리고 올바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도대체 정진욱 기자는 왜 내 글을 기사화했을까? 이런 짧은 기사 속에 내 글에 대한 인용 부분과 두어 군데 왜곡된 부분을 제외하면 도대체 정진욱 기자가 쓴 것은 무엇일까? 내 블로그의 글을 가지고 기사를 썼으면서 왜 그 흔한 댓글이나 트랙백 하나 안 남겼을까? 전혀 사실이 아닌 두어 문장이 들어가면서 내가 쓴 글의 의미는 반감되어 버리고 나는 조롱당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우리나라 기자들 참 기사 쉽게 쓴다. 블로그 글 하나 놓고, 자기 내키는대로 왜곡해서 말이다. 물론, 확인을 하지 않는 것도 기본이고. 나도 이런 식이라면 하루에 수십 개라도 쓰겠다. 소돔과 고모라에 제대로 된 의인 한사람이 없었듯이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기자와 언론이 없다. 이런 나라에서 이메가가 대통령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말 한심하고도 슬픈 일 아닌가.

그러게 있을 때 좀 잘하지 그랬냐

그러게 있을 때 좀 잘하지 그랬냐

대표적인 진보 노까 손호철이 “노무현이 그립다”며 설레발을 쳤다. 내가 누차 얘기했기만, 나는 이런 먹물 진보들의 횡설수설이 수구꼴통 김용갑보다 더 역겹다고 보는 사람이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 놓고 등 뒤에서 칼질을 했던 최장집이나, 손호철 같은 부류의 인간들은 우리 사회 진보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별 도움이 안될 그런 족속들이다.

손호철이 어떤 인물이었던가?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이메가에게 노명박을 닮지 말라고 게거품을 물었던 자가 아니었던가. 그 글에서 손호철은 이메가와 노무현이 닮았다고 하면서 그 이유로 경박한 언행을 꼽았다.

사실 대통령께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너무 닮은 점이 많으며, 잘못하실 경우 노무현의 비극을 반복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경박한 언행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손호철, 이명박 대통령께>

소위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정치학자라는 사람의 칼럼이다. 이메가가 노무현의 100분의 1만 닮았어도 이렇게까지 황량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경박한 언행이라고? 이메가가 경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무현은 경박하지 않고 소박하였다. 꾸밈이 없었고, 직설적이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제 와서 노무현이 그립단다.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점이 많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우직하게 원칙을 지키며 지역주의와 냉전적 주류언론 등 한국정치와 사회의 벽에 도전했던 그의 용기,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 그가 가진 장점은 많다. 그러나 그 같은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아집, 독선 등 결점들을 주로 발휘하고 말았다.

<손호철, 노무현이 그립다 1>

불과 보름 사이에 경박이 언행이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바뀌었다. 노무현이 그 어려움을 겪은 것은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언론과 이 땅의 기득권 세력들에 의한 딴지와 방해 때문이었지만, 그것은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그냥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최장집, 손호철, 손석춘 등 소위 진보 지식인들이라고 불리는 자들과 민노당에 몸담으면서 끊임없이 노무현을 씹었던 자들의 행패는 지난 5년을 더욱 힘들게 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노무현이 그립다구? 한 번도 노무현이 지지해 본 적이 없는 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노무현을 그리워할 수 있는 자격은 나같은 노무현 지지자들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손호철 같은 사이비 진보 지식인은 그럴 자격조차 없다. 이메가 치하 보름을 살아보니 이건 아닌가 싶은 모양이지? 그걸 꼭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인가?

올바른 역사의식이 없으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 사이비 진보들은 우리나라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데 아주 크게 기여하였다. 그래도 잘났다고 계속 말도 안되는 질낮은 칼럼들을 써댈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과 제대로 된 진보가 없이는 이메가와 한나라당의 깽판을 막을 길이 없다. 나라가 거덜이 난 후에 그때 뼈아픈 후회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물이 소중한 것은 물이 없어져 봐야 알듯이, 노무현이 소중한 것은 노무현이 물러난 다음에는 알게 된 것이다.

올봄은 봉하마을에만 온 듯하다. 봄이 봄이 아닌게야.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요즘 나는 내가 두렵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애써 외면하려 하는 내가 두렵다. 분노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저 냉소로 외면해버리는 무관심이 두렵다. 현실에 무관심해야만 나를 지킬 수 있다라는 그 절망이 두렵다. 그런 절망과 무관심이 바로 그들이 바라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참 견디기 힘들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마지막 간담회를 하면서 민주주의와 역사에 대해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참으로 역사에 대한 신념이 대단한 사람이다. 범접하기 힘든 그 역사와 민중에 대한 믿음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참여정부 국무위원들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산간 지역은 물론 평지에서도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굽이치고 좌우 물길을 바꾸어 가면서 흐른다. 그러나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대통령,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아’, 한겨레]

대통령이 말한 역사의 법칙을 부정할 수 없지만, 지금 나에게는 바다로 가야하는 강들이 시멘트와 갑문에 막혀 허우적대는 것이 보인다. 그 강들은 언젠가는 바다로 가야하겠지만, 나아가지 못하는 지금은 서서히 썩어들어가고 있다. 역사는 어리석은 민족에게 댓가를 요구하고 있다. 내가 가슴 아픈 것은 그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고, 그 과정 속에서 더 절망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다수 서민이라는 것이다.

더 절망하고 절망하여 마침내 그 절망의 극에 다다르면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절망 중에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까? 독재의 시절도 견디어 왔는데, 그때도 그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었는데, 나는 노무현을 보내면서, 그리고 앞으로 고통 속에서 5년을 견뎌야 할 대다수 국민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과연 노무현의 감당했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누가 기득권 세력과 맞서 역사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나설 수 있을까? 이제 물러난 대통령 노무현을 쉬게 하고 싶지만, 아직 역사는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거두어 들이지 않고 있다. 그가 지난 5년간 얼마나 고단하게 지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어쩌겠는가. 아직도 우리는 그의 대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을.

지난 8년간 세계와 역사에 죄를 지으며 절망했던 미국이 오바마라는 인물을 찾았듯이 이제 우리는 노무현 이후의 시대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아직 노무현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새로운 희망을 찾을 때까지 노무현이라는 등대는 불을 밝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가보았다. 그곳이 앞으로 우리에게 꺼지지 않은 희망을 만들어내는 중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 홈페이지에 노무현 블로그를 만들었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블로거가 되어 다른 네티즌들이나 블로거들과 직접 소통한다면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는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식과 원칙이 살아있는 공간이 아직도 대한민국에 존재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당신께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지금은 당신을 그렇게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새로운 희망이 나타날 때까지 당신은 불을 밝히셔야 합니다. 강이 바다로 흘러갈 때까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작은 선물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작은 선물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떠나시는 대통령을 그냥 이대로 보내 드릴 수 없어서, 초보 블로거인 저 소요유는 노무현 대통령께 작은 선물이라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별로 가진 것이 없는 제가 대통령께 드릴 수 있는 것은 당신을 끝까지 지지했던 제 마음뿐입니다. (당신이 전두환에게 명패를 던진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의 진심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일 년 반 정도 되는 동안 280여 개 정도의 글을 썼는데, 그중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것이 60개가 넘었습니다. 그 60여 개의 글 중에서 당신께 드리고 싶은 글들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인 글들 하나하나에는 그 시기 당신이 처한 어려움이나 또는 당신이 이룩한 업적 등이 기록되어 있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아니 당신께 드리고 싶은 유일한 선물입니다.

이 선물이 당신께 전달이 될지 안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혹 훗날 당신이 이 글들을 읽으신다면, 저를 비롯한 이 땅의 많은 블로거들이 당신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했는지,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그때는 당신도 고단함을 잊고 환하게 웃으실지도 (혹은 쑥스러워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중 가장 애착이 가는 글은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가 블로그계에 노무현 지지자임을 고백하며 쓴 글, “나는 최후의 노무현 지지자”입니다.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참으로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저도 그의 지지자로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 글이 나간 후, 많은 분들이 저마다 노무현 지지자임을 말씀해 주셨지요.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물론, 대통령께도 위로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주를 “노무현 주간”으로 선포하고,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한 주를 보내고 계신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려 합니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이 평소보다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이 글을 보시는 노무현 지지자가 계신다면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글이 있거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이 글에 트랙백이나 댓글을 남겨 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께 저 혼자 드리는 선물보다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블로거들이 같이 의기투합하여 선물을 드리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부탁드립니다.

혹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거나 싫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더라도 이번만은 못 본 척 그냥 지나쳐 주십시오. 제가 준비한, 아니 노무현을 지지하는 블로거들이 준비한 선물에까지 가시를 담고 싶지는 않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봉하에 내려가시더라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은 은퇴하시기에는 아직 너무도 젊으십니다. 수렁에 빠져 버린 이 땅의 백성들을 잊지는 않으시겠지요? 노무현 2.0으로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하셔서 저희들 앞에 다시 나타나실 거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최후의 노무현 지지자, 소요유 올림

노무현, 내가 사랑한 대통령

노무현, 내가 사랑한 대통령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훌륭한 인물들이 많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 왜군의 침략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 일제 시대 독립 운동에 목숨을 바쳤던 김구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열사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세계 최고의 문자를 만들고 백성들을 긍휼히 여겼던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열두척의 배로 백척간두에 서 있던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며,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그들을 사랑하냐”고 물으면 쉽게 답을 할 수 없다. 그들이 위대하고 훌륭하고 존경받을만한 삶을 살았음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지만, 그들과 같은 하늘 아래서 호흡하며 동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나에게 “위대한 관념”으로 남을 뿐이다. 그렇다면 누가 나에게 존경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이 물론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역사상의 위인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나에게 있어서 “정의”이고, “감동”이고, “행복”이며, 그리고 “미안함”이자 “안쓰러움”으로 남는다. 나는 그와 함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처음으로 경험했으며, 그 길이 얼마나 고단하고 험난한 길인가를 알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위대한 “관념”이 아니고, 평범하면서도 자랑스러운 “실재”가 되었다. 하여 나는 노무현을 사랑한다. 그것은 마치 천하일색이라는 양귀비보다도 내 아내가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과 같다. 해방 이후 아직도 친일과 독재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이런 정치 풍토에서 노무현과 같은 정치인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력이 있었던 것도 아닌, 그 흔한 대학 졸업장 한 장 없는 비주류 정치인이 “감동”이 되고, “희망”이 되어 마침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것이다. 쓰레기 더미에서도 장미꽃은 피는 모양이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는 기득권 세력들의 그 숱한 방해와 멸시와 탄압을 견디면서 꿋꿋히 일을 했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을 한 최초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보통 사람이지만,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기득권 세력들이 아무리 그를 폄훼하려 하여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단심이 있고, 용기있는 정치인이었지만, 지금 그는 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가 되었다. 그는 정치 철학에서부터 외교, 통일, 경제 그리고 거의 모든 정책 수립과 집행에 있어서 달인이 되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지도자가 되었다. 지금 미국에서 인기있다는 오바마도 노무현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일주일 남았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정치인이 역사의 뒤안길로 내려서고 있다. 아쉽다. 안타깝다. 우리는 노무현을 이렇게 놔줄 수가 없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는데, 그는 이제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쉬려 하고 있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개인적 바람으로 그가 정치 일선에 계속 남아주었으면 하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을 위해 일을 했고, 국민을 위해 봉사했던 단 한명의 정치인이 이렇게 퇴장해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하다. 지난 5년간 그가 당한 수모와 멸시를 생각한다면, 나는 그에게 무언가를 더 요구할 자격이 없다. 그의 지지자를 자처하면서도 그에게 별달리 도움을 줄 수 없었던 내 처지가 원망스러웠다. 사람들은 새로 대통령에 취임할 이명박보다도 떠나가는 노무현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를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이제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숭례문이 참 귀중한 문화재였다는 사실을 숭례문을 잃고 난 다음 깨닫는 것처럼, 노무현이 참으로 훌륭하고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조만간 깨닫게 될 것이다. 노무현은 내가 사랑한 최초의 대통령이자 최후의 대통령이다. 물론, 노무현보다 더 훌륭한 정치인이 나온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의 복이 될것이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인 중 노무현을 대신할만한 사람은 없다. 때문에 우리는 노무현을 정말 많이 그리워 할 것이다. 그리고 참 많이 미안해 할 것 같다. 같은 하늘 아래 노무현과 같은 꿈을 꾸면서, 같이 숨을 쉬면서, 한마디로 “노무현의 시대”를 살았던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대한민국은 이제 위대한 정치인을 보내고, 박정희 이후 최대의 난적을 만났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 것이다.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 그러기에 그가 떠난 자리가 더욱 커보이고, 더 쓸쓸해 보일 것이다. 다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맞을 수 있다면, 아니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은 이를 지도자로 가질수 있다면. 신이 과연 이 나라에 다시 기회를 줄 것인가. 나라가 몰락한다면 사람들은 노무현을 다시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를 만나러 봉하를 한 번 다녀와야겠다.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님, 정말 5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신의 노고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이 부족한 지지자는 알지 못합니다. 2MB와 기득권층에 의해 당신이 이룬 업적이 하나 둘씩 무너져 갈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이 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 지난 5년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당신이 우리 곁에 되돌아 오길 바라지만, 염치가 없어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견뎌야했던 지난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저는 당신에게 애원하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 나라의 지도자여서, 대통령이어서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편히 쉬십시오. 그리고 조금이라도 힘이 생기신다면 우리 앞에 다시 돌아와 주십시오. 우리는, 아니 대한민국은 여전히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감사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그리고 당신을 사랑합니다.
손학규, 변절한 기회주의자는 입을 닥쳐야

손학규, 변절한 기회주의자는 입을 닥쳐야

손학규는 한때 인권 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얼마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던 그가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교수를 하다가 민자당에 입당하여 국회의원이 된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인물이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의 후신인 민자당에 입당했다. 그의 배신의 세월은 공식적으로 이렇게 시작되었다.

한나라당에서 손학규는 3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 등을 두루 거치며 보수 엘리트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다. 한나라당이 제공하는 단물이라는 단물을 죄다 빨아먹으며, 한나라당의 수구꼴통 이미지를 탈색시키기 위한 얼굴마담 노릇을 한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이명박, 박근혜와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산이 없자 당을 박차고 나와 버린다.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당”이라는 말을 남기고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손학규의 두번 째 변절이다. 그의 말처럼 한나라당은 예나 지금이나 친일과 독재의 잔재들이 주인인 그런 당인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세력과 15년 가까이 나뒹군 손학규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렇게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손학규는 정동영이 열린우리당을 깨고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자, 그곳에 입당하여 경선을 치른다. 대선 후에는 급기야 통합신당의 대표가 된다. 그리고는 또다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을 겨눈다.

손 대표는 이날 KBS1 TV ‘18대 총선 정강정책방송연설’에 출연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정말 따끔한 회초리를 맞았다. 아쉽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했지만 당연히 맞을 매를 맞은 것”이라고 해석한 뒤 “그저 뜬구름 잡는 얘기나 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허송세월한 대가”라고 참여정부의 지난 5년을 맹비난했다.

[손학규 “대선패배는 지난 5년 허송세월한 댓가”, 데일리서프라이즈]

지난 5년 세월을 허송한 것은 정동영, 천정배, 김한길의 대통합신당이지 참여정부가 아니다. 손학규가 몸담았던 한나라당은 외환위기를 불러와 나라를 부도사태에 직면하게 만들었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국정 발목 잡기로 세월을 보냈다. 그런 당에서 호의호식하던 자가 참여정부를 비난한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손학규가 대표가 된 대통합신당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정당이 되었다. 목표도 없고, 동력도 없고, 지지층도 없는 그런 정당이 되어버렸다. (그런 점에서 정동영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정동영이지 노무현이 아니다. 정동영은 노무현을 계승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노무현도 정동영을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지 않았다. 설령 정동영이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그도 역시 참여정부를 손학규처럼 공격했을 것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손학규 같은 변절자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 떠나기 싫다면 입이라도 다물고 있어야 한다.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얘기하면 안된다. 손학규를 대표로 총선을 치른다면 대통합신당은 몰락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업자득이 될 것이고, 한나라당이 집권한 대한민국 역시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이것 역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의 자업자득이 될 것이다.

미친 한겨레

미친 한겨레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되도록이면 정치에 관련된 글을 쓰지 않으려 했다. 집단적으로 이성과 도덕성이 마비된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노무현이 물러나고 나면 이 나라 정치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기에 나는 그저 침묵하고자 했다. 그런데 세상은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조중동도 아닌 한겨레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는 머릿기사를 읽고 나는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이 썩어 문드러졌다해도 그래도 한겨레만은 그러지 않기를 바랬던 나의 기대가 산산조각이 났다. 한겨레마저도 이명박 앞에 딸랑딸랑 줄을 서는 듯한 이 칼럼에서 우리 언론의 마지막 단말마 같은 비명소리를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BBK 문제로 이명박을 괴롭혔던 한겨레가 내심 이명박 정권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명박이 취임도 하기 전에 이명박을 돕자고 읍소하며 나섰다. 이명박이 성공해야 한다며 이 칼럼은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검찰, 경찰, 국세청, 정보기관을 대통령이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 금권선거를 부활시키면 안 된다. 남북관계를 대결구도로 끌고가면 안 된다. 복지 예산을 줄이면 안 된다.

꼭 해야 할 일도 있다.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중소기업을 일으켜야 한다.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부패를 추방해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중략]

이명박 당선자는 성공해야 한다. 실패하면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다. 우리 모두 그를 도와야 한다. 한나라당은 정치적으로 그를 뒷받침해야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언론은 무책임한 추측 보도로 혼선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감시해 줘야 한다. 오만해지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는 메시아가 아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이명박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 한겨레신문]

정말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을 찍은 유권자들을 비아냥거리기 위해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에는 이제 언론이라 부를수 있는 매체가 사라졌다는 사실뿐이다.

지난 10년 전 어느 정권 때문에 대한민국의 경제가 수렁에 빠졌는지 기억하지 못하는가 보다. 그 외환 위기로 인해 국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이젠 아예 모르쇠다.

정말 한겨레는 이명박이 양극화를 해소시키고, 중소기업을 일으켜 세우고, 부패를 추방할 것이라 생각하나? 남북관계가 발전하고, 금권선거가 부활되지 않고, 복지 예산이 줄어들지 않을 거라 생각하나? 정말 한겨레가 견제하고 감시하면 이명박 정권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나?

똥인지 된장인지 기필코 맛을 보겠다고 달려든 유권자들은 지금 똥통에 처박힌 상태다. 아니라고?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덤벼드는 저 면허도 없는 돌팔이 의사의 수술대에 국민들은 아예 홀딱 벗고 누워버렸다. 그리고서 하는말 “제발 경제만을 살려주세요.”

이번 선거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쓰레기 수구 언론과 떡찰을 앞세운 대한민국 수구 기득권층에게 3분의 1 가까운 유권자들이 강간을 당한 그런 선거다. 그런 특권 주류 계층에 놀아난 국민들이 불쌍하지만, 결국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한 줌도 안되는 이 기득권 세력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니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2% 정도되는 종부세 대상자가 아니라면 이명박 정권에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그렇게 당하게 되어 있다. 나중에 이명박을 찍은 손가락을 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 때, 그 때나 정신을 차릴까? 아마 그 때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를 외칠 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언론이 생기지 않는 한 아무런 희망도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상식과 정도를 걷는 그런 언론을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겨레는 우리의 대안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