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후의 노무현 지지자” 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신 YOO 님께서 보잘 것 없는 내 글을 가지고 훌륭한 플래시 동영상을 만드셨다. 그의 재능에 감탄하며 아울러 그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
힘은 많이 들지만, 한편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행복할 것 같다. 그에게는 참으로 멋진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박하지만 강하고, 겸손하면서 당당한 노무현. 그리하여 우리에게 상식과 원칙이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노무현. 그는 나의 최초의 영웅이며, 영원한 영웅으로 남을 것이다.
기억이 사라지면 존재도 사라지는 것인가. 사라지는 것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정작 사라질 때만이 그 아름다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사랑의 아픔은 시간이 치유하는 것이다. 억지로 지우려 할수록 덧나는 상처. 원초적 기억 상실인 우리들이 결국 기억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없었던 일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다만 기억나지 않을 뿐이니까.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는 그런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올 겨울엔 Montauk에 가봐야겠다. 기억에서 지워진 그를 만날 수도 있을테니까.
최근 몇 년간 나온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이다. 신인 감독의 영화답게 기발한 상상과 에너지가 충만하며, 신인 감독의 영화답지 않게 중첩의 메세지가 코믹한 설정에 담겨 있다. 주인공 병구의 삶 속에 투영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외계인들이 파헤치는 우리 인간들의 사악함이 하나로 응축되어 있는 영화다. 백윤식이라는 중견 배우를 재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신인 감독의 데뷰작으로는 가장 멋진 영화 중의 하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닌듯 흥행에는 실패했다.
TYLER: I mean, you did lose a lot of nice, neat little shit. The trendy paper lamps, the Euro-trash shelving unit, am I right?
(Jack laughs, nods. He shakes his head, drinks.) TYLER: But maybe, just maybe, you’ve been delivered. JACK: (toasts) Delivered from Swedish furniture. TYLER: Delivered from armchairs in obscure green stripe patterns. JACK: Delivered from Martha Stewart. TYLER: Delivered from bullshit colors like “Cobalt,” “Ebony,” and “Fuchsia.”
(They laugh together. Then, silence. They drink.) JACK: Insurance’ll cover it. TYLER: Oh, yeah, you gotta start making the list. JACK: What list? TYLER: The “now I get to go out and buy the exact same stuff all over again” list. That list. JACK: I don’t… think so. TYLER: This time maybe get a widescreen TV. You’ll be occupied for weeks. JACK: Well, I have to file a claim… TYLER: The things you own, they end up owning you.
네가 가진 것들이 결국은 너를 지배하게 될 거다. 공교롭게도 이 말은 이 영화가 나오기 30년 전쯤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수필에서 하신 말씀이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법정, 무소유, 범우사>
영화 Fight Club의 Tyler Durden은 법정 스님과는 정반대의 캐릭터이지만 – Tyler는 자신의 신념을 이루기 위해 911 같은 테러를 시도한다. – 소유에 대한 생각은 역설적이게도 똑같다. 버리면 버릴수록 더 자유로워진다. 진리는 참으로 단순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행하기는 만만치 않다.